러닝을 일정 수준 이상 지속하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어떤 속도로 달려야 할까?'입니다.
남들과 비교해 너무 느리다고 느껴지거나, 지나치게 무리한 페이스로 훈련하다가 부상을 입기도 하죠.
러너마다 체력, 심폐능력, 근섬유 구성, 회복 속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만의 골든페이스’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자신의 몸에 가장 적절한 페이스를 설정하는 방법부터, 장거리 대비 훈련 시 페이스 조정 전략까지 전문가 시선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기록을 좇는 러너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러너가 되기 위한 첫걸음, 지금 시작해 보세요.
페이스 조절, 러너의 고민이자 성장의 기준
러닝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인 중급 러너에게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화두는 바로 ‘페이스’입니다.
처음 러닝을 시작했을 때는 거리를 늘리는 것, 꾸준히 달리는 것 자체가 목표였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이제 어느 정도 속도로 뛰는 것이 맞는 걸까?"라는 본질적인 고민이 시작됩니다.
더욱이 주변에서 5분 페이스, 4분 30초 페이스를 이야기하면 자신이 한없이 느린 듯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러닝은 단순한 숫자의 싸움이 아닙니다.
속도는 결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으며, 러너의 현재 신체 조건과 라이프스타일, 회복 능력, 심리적 안정감까지 고려한 ‘개인화된 페이스 설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개념이 바로 ‘골든페이스(Golden Pace)’입니다.
골든페이스는 말 그대로 러너에게 가장 적합한, 최적의 속도입니다.
이것은 빠르거나 느린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적절한 심박을 유지하며 부상을 피하고, 훈련 후 피로 누적 없이 회복이 가능하며, 장기적인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속도’가 골든페이스입니다. 그 속도를 찾는 과정이 바로 러너가 진짜 실력을 갖추는 첫 번째 기준입니다.
과학적으로 나의 골든페이스를 찾는 법
골든페이스를 찾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 수집입니다.
지금까지의 러닝 습관, 신체 조건, 체력 수준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기준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1. 자각적 운동 강도(RPE) 운동 중 느끼는 힘듦을 스스로 1~10단계로 체크하는 RPE는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정확한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말은 할 수 있지만 노래는 어려운 정도, 즉 RPE 5~6 수준이 골든페이스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이 수준은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선입니다.
2. 심박수 기반 분석 러닝 중 평균 심박수(HR)를 기반으로 골든페이스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최대 심박수의 60~75%에 해당하는 심박수 구간, 흔히 ‘유산소 지구력 영역(Zone 2~3)’에서의 러닝 페이스가 이상적입니다. 러닝워치나 심박 측정 기기를 활용하면 수치화된 데이터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3. 5km 테스트 본인의 컨디션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실전 테스트입니다. 일정 페이스로 5km를 달리고, 심박 반응, 회복 속도, 근육 피로도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최적 구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4. 케이던스 & 스트라이드 분석 GPS 워치로 기록된 케이던스(분당 발걸음 수), 스트라이드(보폭 길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가 가장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구간이 언제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듬감 있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페이스는 대부분 골든페이스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5. 회복력 지표와 일상 반응 러닝 후 다음 날의 몸 상태도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근육통, 피로, 수면 질이 양호하며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그 페이스는 충분히 지속 가능한 구간일 가능성이 큽니다. 골든페이스를 찾았다면, 이 속도를 기준점으로 삼고 다양한 러닝 훈련을 설계해야 합니다.
장거리 대비 훈련에서는 골든페이스보다 20초~30초 느린 페이스로 설정하여 체력 소비를 줄이고, 템포런에서는 골든페이스보다 10~15초 빠르게 설정하여 근력과 심폐지구력을 단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 골든페이스가 ‘변화하는 값’이라는 점입니다.
계절, 체중, 스트레스 수준, 수면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주 1~2회는 재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당신만의 속도가 정답입니다
많은 러너들이 남들과의 비교 속에서 스스로의 러닝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러닝은 철저히 ‘개인화된 운동’입니다.
누구의 페이스도 당신의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남보다 빠르기 위해 무리한 속도를 유지하다가 오히려 몸에 무리가 오고, 러닝 자체에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당신이 달리고 있는 그 속도가 당신만의 페이스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지속 가능하고, 회복 가능하며, 즐거운 속도’**인지 여부입니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페이스가 바로 골든페이스입니다. 페이스는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러너의 철학과도 같습니다.
얼마나 빠르게 달리느냐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는가가 진짜 실력입니다.
골든페이스를 찾는 과정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자기 이해의 과정입니다.
오늘부터 당신의 속도에 귀 기울여 보세요. 그것이 바로, 러너로서의 진짜 시작입니다.